동동남북 (東東南北)

2012.03.22 22:11

mumunsaadmin 조회 수:175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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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 134
제목 : 동동남북 (東東南北)
이름 : 각 산()
등록일 : 2005년 05월 02일    조회수 : 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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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동남북(東東南北)

세상에는 만법(萬法)이 있다. 그러나 우리는 그 중에서 아주 작은 일부만 알고 있을 뿐이다. 그나마 아는 그것까지도 확실치가 않다
해가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진다고 알고 있다.  이것은 그 만법 중에 하나 이리라. 그러나 이것이 언제나 어디에서나 맞는 것일까 ?

몇 년 전에 우리는 놀웨이의 북부 지방을 여행한 일이 있다. 마침 그때가 백야 주일이었다 말하자면 일년 중 낮이 제일 긴 날 로써 해가 지지 않는 날이다( 꺼꾸로 말하면 일년 중 밤이 제일 긴 겨울이라 하루 종일 해가 뜨지 않는 날도 있는 것이다).
호텔의 맨 윗층에 사우나가 있었다 그곳에서 큰 유리창을 통해 해가 지고 뜨는 것을 한참동안 바라보면서 신비로운 현상을 경험 할 수가 있었다. 해가 멀리 지평선의 바다 속으로 빠지는 듯 하더니 다시 거기서 떠 올랐다. 해는 동녘에서  떠서 서녘으로진다고 했는데 이곳은 그 한 법이  통용되지 않는 곳이다. 해가 동에서 지고 동에서 뜬다. 좀 어리둥절 했다. 이곳은 서쪽이 없는 동동 남북의 지방이다. 혹은 동과 서가 접어진 곳일까 ?

이렇듯 만법이 있다는데 그 중 한 법도 확실하지 않으니 무슨 법을 의지 하고 살아 가야 하는지 ?

그 여행 후 이 삼 년이 지난 뒤 막내 아들이 장가를 간다고 연락이 왔다  항상 좋은 며느리가 들어 오기를 마음 속으로 바랐지만   부모로써는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이미 당사자들은 결심이 되어 있는 상태였기 때문이다. 단지 부모의 의견이 궁금해서 온 것 뿐이다. 이 때에 우리가 생각하기를 세상에 만법이 있다지만 우리가 만든 법도 아니다. 그러나 우리는 많은 법에 속박을 받아야 하고 지켜야 한다 그리고 우리에게도 나름대로 법이있고 기준이 있지만 이때만은 법을 버리기로 했다.

그래서 글을 써 보내기를:  “우리는 옳고 그른 것을 판단할 권한이 없다. 다만 너희들의 행복만을 간절히 바랄 뿐이다”고 했다. 다시 말하면 내 법은 있어도 꼭 맞다고 주장 하지 않는다. 또 틀릴 수 도 있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그때의 부모의 결심을 고맙게 생각하고 그 후 오늘 날까지 며느리도 시부모에게  성의를 다 한다. 만일에 내법만 주장했으면 지금 상황은 다른 방향으로 갔을 것이다.

세상에는 동서남북이 있다지만 그 중 한 두 곳에는 없을 수도 있는 것이다. 법들이 우리를 보호하고 잘 살도록 한다지만 때로는  그 법이 우리를 속박하고 불행하게 하기도 한다. 적어도 우리를 속박하고 불편하게 하는 법은 없애는 것이 좋겠다. 동서남북이 흔들리는데 내법이 뭐 그리 대단 할 것은 없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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