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욕지족(小慾知足)

2012.03.22 22:34

mumunsaadmin 조회 수:17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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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 214
제목 : 소욕지족(小慾知足)
이름 : 각산()
등록일 : 2008년 04월 12일    조회수 : 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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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게 가진 사람이 행복하다

 현대를 사는 우리는  스스로 헤어나기 힘든 깊은 물질 만능주의라는 우물 속에서 산다.  가진 것이 없으면 불행 하다고 생각 하고 또 많이 가지면 행복해질 거라고 생각 한다.  그러나 많이 가진 사람이 행복해 하는 것을 나는 본 일이 없다.  반대로 가진 것이 없으면서 행복한 사람은 여러 번 보았다.  우리가 보통 알고 있는 상식 즉 많이 가질수록 행복하고 적게 가질수록 불행하다는 보편적이라 하는 사고방식은 사실과 다르다.

우리는 자기 나름대로의 우물 속에 스스로를 가두고 산다.  우물이 깊어 그곳에서 태어나 그 곳에 살다가 죽는 이도 있다. 우물 밖에 무엇이 있든지 상관이 없다.  하루살이 벌레와 같은 것이다.  하루만 살다 죽는 벌레는 하루가 삶의 전부이므로 해가 뜨고 지고,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있는 이치를 알 리가 없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자기가 아는 것이 세상의 전부라고 믿고 다 아는 척 하는 사람이 이 세상에는 많다. 내 생각에 그러한 사람은 다 불행 한 사람들이다.

스페인 남쪽에 위치한 그레나다 란 도시에 가면 그 유명한 아람브라(Alhambra) 이스람교의 사원이 있다. 시내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사비카(La Sabica)라는 언덕위에 위치한 아람브라성은 아름답기로 유명 하다.  스페인을 찾는 관광객의 대부분은 의례 이곳을 찾는다.  그런데 이곳에 오면 덤으로 볼 수 있는 광경이 있다. 다름이 아닌 동굴에 살고 있는 짚시(Gipsy)들이다.  날씨가 더운 곳이니 동굴 속에 사는 것이 시원하기도 하지만 원래는 가진 것 없이 가난한 사람들이라 동굴을 파서 생활을 하기 시작했던 것 이다.  동굴 속에서 불편하고 어설프게 살면서 어떻게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웃음을 줄 수 있을까?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춤과 음악 뿐 이다.  동굴 안에 자그마한 무대를 마련하고  스페인의 유명한 짚시 춤인 훌라맹고 춤과 그들의 독특한 음악으로 동굴을 찾은 손님들을 즐겁게 한다.  동굴의 흙바닥인 복도가 그들의 무대이고 벽 쪽으로 손님들을 위한 의자를 놓아 공연장을 꾸민다.  공연엔 가족 전원이 동원 된다. 부모 형제 며느리며 사위들 까지 동원되어 한 악단을 구성한다.  손님들은 간단한 음료수를 마시면서 쇼를 즐길 수 있다.  동굴에 살면서 손님들을 자기들이 사는 동굴로 불러드려 그들을 즐겁게 할 수 있다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  짚시들은 가진 것도 변변치 않으며 화려하거나 값나가는 것은 더더욱 없다.  그러나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무언가가 있다.  그들의 공연장인 동굴에는 스페인의 왕도 다녀갔고 미국 대통령 클린턴도 다녀갔다고 한다.  벽에는 다녀간 유명 인사들의 사진이 걸려있다.  가진 것이 없는 그들이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지 않고 당당하게 남에게 즐거움을 주며 살아가는 모습이 마냥 행복해 보이기만 하다.  나는 그들의 모습에서 없는자의 행복을 보았다.

또 한 예는 캄보디아의 톤래샵 수상촌의 사람들 이다.  이곳 사람들의 생활은 우리들의 기준으로는 극도로 가난한 사람들이다.  사는 집들은 다 움막에 가깝고 가진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다.  물론 가구도 없고 이렇다할 값나가는 물건은 찾아볼 수가 없다. 정말로 철저한 무소유를 실천하는 삶이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의 가난을 비관하지 않고 마음씨가 착하며 친절 하여 만나는 사람마다 밝은 인상을 남긴다.  이 것을 처음 경험 하는 사람들은 큰 감동을 받는다.  이들보다 백배는 더 가진 우리들은 왜 행복하지 못한가?  그들을 보며 우리는 참으로 한심한 인간임을 느낀다.

우리는 자기보다 잘난 사람 또 많이 가진 사람을 보면 질투를 하거나 시기 한다. 다시 말해서 가진 자들은 나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고 나를 능멸 하지 않는다 해도 나 스스로 그들과 비교하여 자신을 슬픔과 비굴함으로 몰아넣는다.  나에게 그들은 아무 도움도 안 되는 사람들인 것 이다.  그렇다고 그들이 우리 보다 행복 한 것도 아니고 오히려 적게 가진 우리보다 더 욕심에 가득 차고 늘 걱정과 근심 속에 사는 사람 들 임에 틀림이 없다.  친구들 중에는 서로 모함하고 헐뜯지는 않더라도 자기가 돈 잘 버는 이야기나 자식 자랑 을 많이 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그것은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슬픈 이야기이며 괴로움을 안겨 줄 뿐이다. 

지금 중동에서는 아랍과 이스라엘의 싸움이 끊이지 않는다.  못 사는 아랍 나라에 잘사는 이스라엘이 끼어 있으니 이스라엘은 아랍 사람들에게는 눈의 가시인 셈이다.  아랍 사람들이 가질 부를 이스라엘 사람들이 나눠 가졌기 때문이다.  각자가 자기만 잘 살겠다고 하니 이 문제는 해결할 방법이 없다.  한편 아랍 사람들은 자국의 왕을 좋아 하지는 않지만 자기나라의 무진장한 자원인 석유로 번 돈을 국민들에게 고루 혜택을 주니 명분이 세워지고 왕권은 유지되고 있다.  하지만 만일 그 부를 왕족만을 위해서 쓴다면 그 나라의 왕정은 하루아침에 무너져 버릴 것이다.

가진 것 없이도 행복을 만들어 가는 사람은 주변 사람에게 감명을 주고 누구든지 행복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안겨 준다.  반면에 많이 가진 사람은 적게 가진 사람들에게 시기와 질투를 조장해 스스로 슬퍼하고 자신을 불행 하다고 느끼게 한다.  행복과 불행은 우리의 마음속 깊은 곳으로부터 느껴져야 한다.  우리는 오감을 통하여 모든 것을 느끼고 우리의 뇌로 심장으로 신호를 보낸다.  부자 들이 풍기는 행복 한 것 같이 보이는 현상은 우리 오감을 자극하기에는 충분 할지 모르나 깊숙한 우리 마음까지 행복하다는 느낌으로 도달하기에는 힘이 부족 하다.  그러나 없는 사람으로부터의 행복한 모습은 우리 오감을 통해  깊숙한 우리의 마음속 까지 와 닫는 뭉클함이 있다.

없는 것이 자랑은 아니다.  하지만 행복을 만들어 갈 수 있는 가능성이 무한하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내가 지금 조금 부족한 처지라고 해도 우리의 삶은 더 행복 할 수 있는 가능성으로 인해 희망적이지 않겠는가?  가진 것 때문에 잃을까봐 조바심 내느라 자신을 속박 하느니, 가진 것이 없기 때문에 마음 편하고 홀가분한 해방감. 이것이 행복이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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