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피는꽃

2012.03.23 03:07

mumunsaadmin 조회 수:18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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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 117
제목 : 겨울에 피는꽃
이름 : 각산()
등록일 : 2005년 01월 05일    조회수 : 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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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 피는 꽃

고향은 누구에게나 그리운 곳이다. 고향을 떠난지는 벌서 50년도 넘는다. 그곳에는 부모님도 계시지 않고 형제들도 없다. 먼 친척이 몇 집이 있을 뿐이고 옛 동무들도 몇 없을 것이다. 그러나 고향을 그리는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다.
언제인가 고향 땅을  밟은 적이 있다.  산천이 반겨 주는 것 같고 바람이 감싸 주는  것을 느꼈다.  공기를 드리 마실 때마다  가숨이 흥분 되는 것을 실감했다. 이렇듯이 고향의 그리움은 항상 내 마음속에 도사리고 있다. 이것은 나 만이 간직한 그리움이 아니고 고향을 떠난 모든 사람에게 공통된 감정 일 것이다.

12월 초  San Francisco 의 Golden Gate Park 내에 있는 노천 식물원을 다녀 왔다. 마침 다른 볼일로 갔다가 시간이 있어 시간을 메꾸느라고 이곳을 들렀다. 옛날에 이 지역에 잠시 살고 있었기에 생소한 곳은 아니다. 많은 종류의 나무와 화초들이 번식 하고 있는데 그 중에 몇몇 식물들은 지구의 남반구에서 이식 해 온 것들이다. 물론 California 의 토산 식물도 있다.
옛날에는 이곳을 들릴 때마다 많은 꽃이 피어 있는 것을 보고 아름답다고 느꼈을 뿐 별다른 생각은 하지 않았지만 자세히 보니 유난히도 이곳은 겨울에 피기 시작 하는 꽃이 많은 것 같다. California 는 미국의 동부나 우리가 살고있는 중서부 처럼 겨울 날씨가  혹한은 아니지만 그래도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의 사계절이 있다. 세상의 모든 꽃은 봄에 피기 시작하고 국화 같은 꽃은 가을에 핀다. 물론 온실에서 자라는 꽃들이 계절과 관계없이 피는 꽃도 많다. 온도와 영양이 적합하면 언제든지 피는 모양이다.

이 식물원 안내원의 설명을 들으니 겨울에 피는 꽃은 원래 남 반구(예를 들면 이 공원에서 겨울에 피는  꽃의 이름과 출생지는: Ericas, Nerine 등은 남 아프리카에서, Correa, Angiozanthus 등은  호주에서)에서 이식해 온 것이고 이렇게 찬 겨울에 고집 쓰럽게 꽃을 피우는 것은 이식해온 본 고향에서는 한참 꽃피우는 봄이기 때문이란다. 대신 이 화초들은 이곳의 봄이나 여름에는 꽃을 피우지 않는단다. 사람만이 고향을 그리워 하고 풍속을 지키려는 줄로 만 생각 했는데 이런 화초에도 그런 것이 있다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하잘 것 없다고 생각한 식물이나 동물들 에게도 그런데 어찌 사람 된 도리로 고향을 그리워 하지 않을 수가  있을런지 ?

옛날에도 이 공원을 산책 하노라면 푸른 잔디, 무성한 나무 그리고 아름다운 화초들이 즐겁기만 하더니 다시 돌아와서 보니 겨울에 피는  꽃이  우리와 다를 바 없는 생물처럼 느껴지게 되고 공원의 식물이 온통 나를 반기는 것 같아 아주 좋은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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